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지은이 : 김연수
출판사: 문학동네

읽은기간 :2020년 7월 27~28일

 

 상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다.
사랑에 대한 애착이나 정 같은 게 없은 나라서 상실..
사람에 대한 상실은 잘 이겨낼 거 같다’라거 생각하지만 진짜 소중한 이를 잃는다는 상상은 그 수가 적은만큼 아찔하다.

그런데 기억하는 한 삶의 가장 처음부터가 상실인 사람은 어떻하나
사춘기가 되면서 혹은 그 전부터
남과 다른 것을 인지하고 놀림당하고
그러다 나의 생의 진실에 맞닿게 되면
그 사람의 이후의 삶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걸까.

카멜라는 카밀라라서 카밀라라고.
카밀라의 양부는 이렇게 카밀라의 질문에 대답한다.
왜 나의 이름을 카밀라라고 지었느냐는 카밀라의 질문은 양모가 돌아가시고 양부까지 새로운 여자가 생기면서 완벽히 혼자가 된 그때 던진 질문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친모를 찾아나선다.

정지은은 카밀라의 친모다.
18살에 삶을 놓은 지은을 25살의 카밀라가 찾았다.
물론 ‘희재’라는 그의 본명과 함께
그리고 계속해서 지은의 삶의 진실을 파헤친다.

지은의 자살을 두고 희재의 생물학적 아빠에 대한 풍문이 진남에 가득했다.
지은의 친오빠의 아이라는 이야기
지은의 독일선생님의 아이라는 이야기
진실을 아는 것은, 찾아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독일 선생님의 경우는 다른 가정을 꾸리고 그의 다른 이해관계에도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진실을 밝히는 그 과장에서
누군가는 그의 잘못도 아닌 것에 상처를 받고
또 누군가는 잘못의 몇 배를 평생 벌로 받고 산다.
본의 아니게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본의 아니게 다른 누군가에게 잊혀진 상처를 덧나게한다.
그래서 그저 진실을 찾는 불쌍한 이에게 화살이 돌아기기도 한다.
그런 모든 과정을 통해 희재는 동명이인의 누군가를 찾는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그 숨은 뜻이 맞겠지

지은이 죽은 이유도
지은이 남긴 사진과 몇 안되는 대화에서
어떻게 그의 심연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까?

2020년 7월 9일
박원순 전 시장님이 돌아가셨다.
모든 진실은 묻혀버렸고
그로인해 그의 생전 지지자들과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는 의미없는 논쟁만 가열중이다.

지은이 죽지 않고 살았더라면
그의 날개라고 하던 딸, 희재와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지은이 죽고 난 뒤에도 자신의 이해와 삶을 위해
진실은 안데간데없고 얼룩덜룩 온갖 음해에 시달리듯
박원순 시장님의 진실도 죽음과 한께 덮혀졌다.
진실을 찾지 못하고 빈약한 증거에서 자신의 믿음으로 심판내려지고 있다.
안타까운 생명
무엇이 그들을 낙담시키고
무엇이 죽음의 두려움조차 눈을 감게 했을까
그 심연의 이야기는 얼마나 깊고 어둡고 서늘할까?
우리가 알수 없는 그 서늘한 심연이 죽음을 넘어섰다
“우리는 결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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