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팬티가 아니야
- 나의아저씨 5화 중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올초 가장 유명해진 말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을 어린 봉준호 감독은 몇십 년 뒤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다시 건네 주었다.

나의 아저씨는 내겐 정말 아름다운 드라마였다.
무거움이 가득 내려앉은 배경에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대사들은 가장 개인적인 감정과 관계에서 드러나는 솔직함에 그 매력이 있다.

박동훈 부장의 동생 기훈은 자신의 청소일을 말하지 않는 형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말은,
내가 막사는거 같아보여도 오늘 죽어도 쪽팔리지 않게 매일매일 비싼팬티 입고,
그렇게 비장하게 산다는거야.
그러니까 형! 나 쪽팔리게 생각하지마.”

각자가 생각하는 내 마지막날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그게 자신의 삶의 방식에 투영되고. 우리 모두는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향이 아니라서 오늘은 또 힘을 낼 수 있게, 일어나서 다시 걸어 갈 수 있게 하는 힘을 주기도 한다.
미끄러진 박동훈부장이 오늘은 아니라며 몸을 일으키는 것처럼.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
당신도 스윽 훓고 가셔요.
달랠 길 없은 외로운 마음 있지.
머물다 가셔요. 음.
내게 긴 여운을 남겨줘요.
사랑을, 사랑을 해줘요.
할 수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새하얀 빛으로 그댈 비춰줄께요.

* 그러다 밤이 찾아오면 우리 둘만의 비밀을 새겨요.
추억할 그 밤 위에 갈피를 꽂고 선 남몰래 펼쳐보아요.

나의 자라나는 마음을 못 본채 꺽어버릴 수는 없네.
미련 남길바엔 그리워 아픈게 나아.
서둘러 안겨 본 그 품은 따스할테니.

* 언젠가 또 그날이 온대도
우리 서둘러 뒤돌지 말아요.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피고 지는 마음을 알아요.
다시 돌아온 계절도.
난 한동안 새 활짝 피었다 질래.
또 한번 영원히.

그럼에도 내 사랑은 또 같은 꿈을 꾸고
그럼에도 꾸던 꿈을 난 또 미루지 않을꺼야.

https://youtu.be/5g4KsIizY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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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 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머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의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 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께.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니 생각이 난 그렇게 나더라.
긴 하루 끝 고요해진 밤거리를 걷다
밤 하늘이 너무 좋더라.

*어디야. 지금 머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께.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너와 나의 걸음이 향해 가는 그 곳이
어디일진 모르겠지만 혼자였던 밤 하늘
너와 함께 걸으면 그거면 돼.

별보러가자 -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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